지구별1박2일/🚴🏻♂️ 세계일주이야기(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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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화. 5불여행자.
언제 떨어졌는지 텐트 위로 빗방울이 촉촉하게 녹아 있었다. 고요한 아침풍경과는 대조적으로 텐트 안은 초토화상태였다. 이 황량한 곳에서 누가 자전거를 훔쳐가겠는가. 하지만 이 미련한 여행자의 두뇌회전은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다. 자전거까지 텐트 안에 처박아 두고 비좁게 한쪽에 쭈그리고 잤던 것이다. 덕분에 온몸이 뻐근했다. 아무리 넉넉한 2.5인용 텐트라고는 하지만 자전거까지 들어간 텐트속은 비좁을 수밖에 없었다. 눈을 비비고 텐트밖으로 나서기도 전에 나를 마중한 것은 어린 꼬마 아이였다. 텐트가 신기했던지 텐트 지퍼문을 열어놓자 그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히히~’ 하며 웃고 있었다. 텐트 속 동물우리를 구경하고 있자니 신기하기도 했을 터였다. 과자 한 봉지를 뜯어서 나눠 먹으면서 잠시 인생에 대한 이야기..
2014.03.03 -
05화 캠핑미션
PART 1. ‘지딴차오판’ 왕복 6차선의 넓은 도로와 그 옆으로 또 하나의 널찍한 도로. 중국은 차로보다 더 넓음직스러운 도로가 차도와 인도 사이에 놓여있다. 바로 자전거 도로이자, 오토바이용 도로이다. 어릴적 티비 화면 속에서 보았던 중국을 생각하고 있노라면 자전거로 북적이는 도로가 그 대표적인 이미지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자전거로 북적거리는 중국의 모습을 보기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많은 자전거들이 이미 오토바이로 대처되었기 때문이다.단지 옛 중국의 자전거 부흥기를 보여주는 듯 널직한 자전거 도로만이 그 증거로 남아있을 뿐이었다.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 같은 시골에서는을씨년스러워보일지도 모르는 이런 넓직한 자전거 도로가 내겐 너무고마울 따름이었다. 시계보다 먼저 점심시간을 알려준 건 다름 ..
2014.03.01 -
04화. 50도의 선물
“꿀꺽!” 어둠속에서 침 넘어가는 소리가 폭포 떨어지는 소리 마냥 크게 울려 뇌 속을 진동하는 것만 같았다.3단봉을 웅켜잡은 손에는 흥건하게 식은 땀이 베어 있었다.가슴이 요동치고 있었다.‘뭘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릿속이 하얗다.아무리 잔머리를 굴려 보았지만 사면초가의 상황이었다.등 뒤 허리춤에 끼워 놓은 호신용 3단봉을 다시 한번 꽉 웅켜잡었다.최후의 사태에는 언제든 3단봉을 펼쳐 들고 괴한을 내리 찍고 한판 붙어보겠다는 심산이었다. 그것 밖에 없었다.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생각이라고는 아쉽게도 그것밖에 없었다. 이제 헤드라이트는 몇 걸음걸이 앞까지 다가와 멈추어섰다.헤드라이트 때문에 자세히 식별하기가 어려웠지만, 한 사람이 오토바이에서 내리는 것이 보였다. 적어도 한 명이라는 건 다행이었다. ‘1:1..
2014.02.11 -
03화. 검은 그림자
어둠 속을 가로지르는 헤드라이트 빛 한 줄기가 정확하게 날 향하고 있었다.눈부신 빛 속의 검은 그림자는 이젠 속도를 줄이며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고, 어느새 나의 손은 허리춤에 끼워 놓은 3단봉을 꽉 웅켜쥐고 있었다. Part 1. 눈 먼 여행자 입국 국경 사무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상인분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아저씨들마다 등에 한짐 가득씩 들고 줄지어 서 있었데, 그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내 자전거에 실려 있는 짐 쯤은 아이들 장난감 마냥 느껴지기까지 했다.큰 짐을 어깨나 머리에 지거나 이고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농담까지 즐기시는 아저씨들을 보니 꼭 초인이라도 보는 것만 같았다. 공산당 제복을 입은 예쁜 아가씨가 간단하게 간단히 여권을 체크하는 것만으로 입국 심사는 간소하게 끝났다.하지만 세관물..
2014.02.08 -
02화. 내방이 어디에요?
2화. 내방이 어디에요? 배에 올라타자마자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리셉션에서 연속해서 방을 잘못 배정해 준 탓이었다.그렇잖아도 짐이 무거워서 오르락내리락 거리다보니 힘들었는데, 방배정까지 제대로 되지 않아 살짝 짜증이 일기 시작했다.그렇다고 여행의 첫 단추를 화를 내며 끼우기는 싫었다. 자전거 짐이 너무 많아서였을까? 아님 한 시간 동안의 실랑이 때문에 미안해서였을까?4인실 표를 끊었는데, 배정해 준 방은 2인실 객실이었다.더군다나 아무도 없으니 혼자 사용하면 된다고 하였다.좀전의 불쾌한 기분이 살짝 누그러졌다. 안내해 준 직원에게 살짝 눈웃음으로 보답했다. 우선은 짐을 옮기느라 온몸이 땀으로 흥건해져서 샤워를 먼저 해야 했다.샤워실은 객실내에 함께 붙어 있었다. 그리고 뜨거운 물도 나왔다.언제 또 핫샤..
2014.02.07 -
01화. 여행의 시작
아침부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밤새 한숨도 못 잔 것이다. 물건 하나를 찾으려면, 뒤집어엎고, 옆으로 차고, 던지기를 계속 해야 했다. 방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01화. 여행의 시작. PART 1. 여행의 시작 “잠은 좀 잤니?” 어머니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잠을 설치신 것 같았다. 어떤 부모가 이런 날 편하게 잠을 이룰 수 있겠는가! 아들이 집 떠나 몇 년간 세상을 방황하겠다며 떠난다는데 말이다. 하지만 난 지금 한가하게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이제 떠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짐 정리가 끝나지 않아, 온 준비물이 방구석을 나뒹굴고 있었다. 머릿속이 허옇게 흩뿌려진 안개처럼 몽롱해졌다. 예상했던 출발 시각이 다가오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정리를 끝내지 못했으니 그럴만했..
2014.01.24 -
intro. 세계일주
‘즐겁지 않을 바에야 집어 던져버려라.’ 784일간의 리얼 야생. 자전거 여행 그리고 사진여행. 미친 듯 연애도 해봤고, 죽도록 일과도 싸워보았다.현실 도피도 해 보았고, 대충대충 살아보기도 했다. 그 모든 게 성에 차지 않았던 것 같다.어쩌면 내 삶에 불만이 많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난 내 삶의 유토피아를 찾아 가겠다며 가진 걸 다 내려놓고 떠나버렸다.그게 무엇인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은게 있었다. 내 인생답게 살아보는 것. 그리고 즐기는 것! 세상이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게 아니라,내가 사는 대로 세상이 따라오게 하고 싶었다.적어도 내 인생만큼은 그렇게 하고 싶었다.무작정 달리다, 우연히 미래를 갖게 되는 것은 싫었다.내 삶은 스스..
2014.01.23 -
YJT(Jongtae.Yim) 프로필 201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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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탐.대]의 전국일주 여행기록.
# 한탐대의 메모. 날짜도 없고, 시간도 없다. 날씨도 없다. 단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고 싶을때 적었고, 귀찮으면 안적었다. 여행의 기록이 엉성한 노트이다. 찢어져 있고, 흙탕물에 젖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건 당시의 기억이 틀림없는 사실임을 보여주는 노트이기 때문이고, 잊혀진 기억을 다시 살려주는 노트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 노트가 내 삶의 또다른 활력소가 될지 어떻게 알겠는가... 잊혀질지 모를 나의 소중한 기억을 담아 놓으련다. 용이네 집에서 잤다. 그리고 학용이네 집에서 일어났다. 마무리 짐을 확인하기 위해 효동이와 난 각자 집으로 갔다가 10시50분에 산본에서 다시 모였다. 아버지와의 좋지 않은 기분에 산본으로 다시 갔다. 그리고 여행에 대해서 다시 말씀을 드리고 출발을 한다..
2009.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