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화. 5불여행자.
언제 떨어졌는지 텐트 위로 빗방울이 촉촉하게 녹아 있었다. 고요한 아침풍경과는 대조적으로 텐트 안은 초토화상태였다. 이 황량한 곳에서 누가 자전거를 훔쳐가겠는가. 하지만 이 미련한 여행자의 두뇌회전은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다. 자전거까지 텐트 안에 처박아 두고 비좁게 한쪽에 쭈그리고 잤던 것이다. 덕분에 온몸이 뻐근했다. 아무리 넉넉한 2.5인용 텐트라고는 하지만 자전거까지 들어간 텐트속은 비좁을 수밖에 없었다. 눈을 비비고 텐트밖으로 나서기도 전에 나를 마중한 것은 어린 꼬마 아이였다. 텐트가 신기했던지 텐트 지퍼문을 열어놓자 그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히히~’ 하며 웃고 있었다. 텐트 속 동물우리를 구경하고 있자니 신기하기도 했을 터였다. 과자 한 봉지를 뜯어서 나눠 먹으면서 잠시 인생에 대한 이야기..
2014.03.03